점유권의 개념

점유권과 소유권

점유제도라 함은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경우에 그 지배를 정당화 시켜주는 법률상의 권리가 있느냐 없느냐를 묻지 않고 그 사실적 지배상택에 대해 여러 가지의 법률효과를 주고 있는 민법상의 제도를 말한다. 갑이 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때에 갑의 시계 소지는 소유자로서 가지고 있는 경우 다른 사람으로로부터 빌려서 쓰고 있는 경우 타인의 시계를 절취한 경우 등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서 그 소지의 원인을 일일이 따지지 않고 그 시계를 현재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상태 그 자체만으로 갑에게 일정한 법률효과를 부여하고 자하는 것이 바로 점유제도이다.

 

점유제도의 사회적 목적

물건에 대한 사실적 지배 그 자체를 보호하는 근거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평화설이 다수설이다. 근대법의 점유제도는 연혁적으로는 로마법의 Possessio와 게르만법의 Gewere와 융합, 교착에 의해 성립된 것이다. 로맘법에서는 물건에 대한 법률적 지배인 소유권과 물권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인 점유가 안전히 분리되어 점유는 본권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그 자체로서 보호되었다. 민법의 점유보호청구권, 과실취득권, 비용상환청구권 등은 로마법 Possessio에서 유래한 것이다. 게르만법은 본권과 점유와의 분화를 알지 못하였으며 외형을 통해 본권을 파악하는 관념이 지배하였다. 사실적 지배를 권리와 표현형식으로 보았다. 민법의 권리의 추정, 자력구제, 선의취득, 물권의 공시는 Gewere에서 유래한 것이다.

 

점유권의 의의

민법은 물권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잠유권이 있다고 하여 사실상의 지배, 즉 점유가 성립하면 점유권이 발생하고 이 점유권으로부터 여러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점유권을 일종의 물권으로 구성하고 있다. 점유권은 점휴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점유할 권리와는 다르다. 점유하는 것을 법률상 정당하게 하는 권리를 점유할 수 있는 권리 또는 점유할 권리라 한다. 물건을 도난당한 소유자는 점유할 권리는 가지지만 점유권이 없으며 반대로 도둑은 점유할 권리를 가지지 않지만 점유권이 있다.

 

사실상 지배라 함은 사회통념상 물권이 어떤 사람의 지배 내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객관적 상태를 말한다. 이에 관해 특별한 표준은 없고 여러사정을 종합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정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실상의 지배가 인정되려면 물건에 대해 직접 작용할 수 있는 물리적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그 사실적 지배가 어느 정도 계속되어야 하고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점유가 성립하기 위해 어떤 의사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사실상 지배를 하고자 하는 의사, 점유설정의사는 있어야 한다. 점유설정의사는 법률행위에 있어서와 같은 의사가 아니라 사실상의 비래를 하고자 하는 자연적 의사다. 제한능력자라 하여도 지배를 하려는 의사가 있는 한 독자적으로 점유를 취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의사는 사전에 포괄적으로 표시될 수 있다.

 

점유의 관념화

점유는 사실상의 지배상태를 의미한다. 법률은 사실상의 지배상태만 있으면 점유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 사실상의 지배상태가 있음에도 점유권이 없다고 하기도 하고 사실상의 지배상태가 없음에도 점유권이 있다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점유의 관념화 문제이다. 점유보조자란 가사상, 영업상 기타 유사한 관계에 의해 타인의 지시를 받아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하는 자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만 점유자가 되지 못하는 자를 점유보조자라고 한다. 점유보조자가 점유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그에게 점유권을 인정할 만한 보호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공장의 종업원이 공장의 기계를 지배하게 되는 것은 공장주가 고용을 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하게 된 것. 그 종업원이 기계에 대해 점유권을 주장함은 물론 공장주에 대해서까지도 그 점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타인을 위해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는 것은 어떤 자가 타인을 위해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하고 있어야 한다. 점유보조자가 타인의 지시를 받아 사실상 지배하는 점유보조관계가 존재하여야 한다. 점유보조관계는 사회적 의미에 있어서의 명령, 복종의 종속관계를 말한다. 가정부, 은행의 출납원, 공장의 근로자, 관청의 공무원 등이 해당한다. 이러한 종속관계의 기초는 사법상의 관계일 수도 있고 공법상의 관계일 수도 있으며 법률관계가 반드시 유효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점유보조관계는 계속적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점유보조관계의 성립이 문제되는 경우 혼인상의 주거와 가사상의 물건에 대해 부부는 서로 명령, 복종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므로 부부의 공동점유라면 몰라도 처가부의 점유보조자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법인의 대표기관이 점유를 취득하면 그것은 곧 법인의 점유가 된다. 따라서 법인의 기관은 법인의 점유보조자는 아니다. 물건에 대한 권리관계의 여하는 점유보조관계의 성립에 있어서 그 요건이 아니므로 자기의 물건에 대해서도 점유보조자가 될 수 있다. 부모가 어린아이에게 사준 장난감에 관해  그 어린아이는 소유자인 동시에 점유보조자이다. 점유보조자는 점유자가 아니므로 점유권에 관한 모든 효력은 점유주에 관해 발생하고 점유보조자에 관해 발생하지 않는다. 점유보조자도 점유주를 위해 자력구제권은 행사할 수 있다. 점유의 태양은 원칙적으로 점유보조자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또한 점유보조자가 사실적 지배를 취득하면 점유주가 점유를 취득하고 이를 상실하면 점유주가 점유를 상실하게 된다. 점유보조관계가 종료함으로써 점유보조자로서의 지위도 소멸하게 된다. 다음은 점유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