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에 대해 알아봅시다

계약에 대해 알아봅시다

1 계약의 의의

계약이란 사법상의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2인 이상의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성립하는 법률행위로 단독행위와 구별된다. 계약에는 넓은 의미의 계약과 좁은 의미의 계약이 있다. 넓은 의미의 계약이란 채권의 발생을 목적적으로 하는 채권 계약뿐만 아니라 물권의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물권 계약 및 혼인과 같은 가족법상의 법률관계의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가족법상의 계약, 채권의 양도와 같은 물권 이외의 재산권의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준법률 계약을 모두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좁은 의미의 계약이란 채권관계 내지는 채권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 즉 채권 계약을 말한다.

 

2. 계약자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이란 당사자가 자유롭게 선택한 상대방과 그 법률관계의 내용을 자유롭게 합의하고 법이 그 합의를 법적 구속력 있는 것으로 승인하는 원칙을 말한다. 계약이 구속력을 가지는 근거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합치와 그것을 정당한 것으로 평가한 법률의 승인에 있다.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 체결의 자유, 상대방 선택의 자유, 내용 결정의 자유를 내용으로 한다. 계약자유의 원칙은 사회적 강자에게는 명령의 자유로 나타나고 사회적 약자에게는 오히려 계약의 부자유로 전략하게 되었다. 따라서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 당사자의 이익 조정과 형평의 관점에서 계약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제한될 필요가 있다.

 

3. 계약과 보통거래약관

약관이란 다수의 계약을 위해 일방 당사자에 의해 사전 작성된 계약의 조항을 말한다. 대체로 계약 체결 당시에 이미 조문화되어 계약서 뒷 변이나 별지에 인쇄되어 있고 고객이 그 정형 계약서에 서명함으로써 계약의 내용을 이루게 된다. 약관으로 인정되려면 약관으로서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 되고 그의 명칭, 형태, 범위는 문제가 안 된다. 이와 같은 약관에 의한 계약은 상대방과 계약이 체결함에 있어서 흥정이나 협의를 할 여지가 없이 사실상 약관대로 계약이 성립한다는 부합 계약의 형태를 갖게 된다. 계약의 당사자는 대등한 지위에서 내용을 결정할 자유가 있는데 약관에 의한 계약의 경우는 계약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단점에 대해 약관에 의한 계약은 현대사회의 대량거래의 신속성, 통일성을 가져온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양자의 문제점을 조화롭게 규율하기 위해 1986년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약관을 이용하는 사업자에게는 자기의 이익뿐 아니라 고객의 이익도 고려하여 계약의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규율하고 있다.

 

4. 약관의 법적 성질과 계약의 편입

약관의 법적 성질에 관해서는 계약설과 규범설이 대립된다. 규범설은 약관은 법률과 마찬가지이므로 상대방에게 알렸거나 내용이 적합한가 여부를 불문하고 당연히 당해 거래에 적용된다는 설이다. 이에 대해 계약설은 사적 자치의 원칙상 약관을 당사자가 계약으로 채택하는 의사를 표시할 때 계약이 성립한다는 견해이다. 사업자가 작성한 약관이 법률로써 효력을 갖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고 따라서 약관의 법적 성질은 계약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약관규제법도 사업자의 명시, 설명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에 위반하면 사업자는 당해 약관을 계약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약관과 다른 약정을 한 경우 즉 개별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다른 약정이 약관에 우선하고 불공정 조항은 무효로 된다는 것 등을 볼 때 계약설의 입장에 있는 것으로 본다. 다른 법률의 규정에 의해 행정관청의 인가를 받은 약관으로서 거래의 신속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대통령으로 정하는 약관에 대해 명시의무가 면제된다. 이러한 경우는 설명의무도 면제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여기서 해당하는 약관으로는 여객운송업, 통신업, 전기, 가스 및 수도사업에 관한 약관 등이 있다. 또한 판례는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 없이도 상대방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거나 법령의 규정에 의해 정해진 것을 되풀이 또는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라면 명시, 설명 의무가 면제된다고 한다. 

 

5. 보통 거래약관의 해석 방법

신의성실의 원칙 약관은 어느 당사자 일방의 이익에 치우쳐서 해석되어서는 안 되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객관적 해석의 원칙 약관은 특수한 구체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평균인을 표준으로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고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불명확 조항의 작성자 불이익 원칙 약관의 규정 가운데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작성자가 불명확의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개별합의(약정) 우월의 원칙은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에 관하여 사업자와 고객이 약관의 내용과 다르게 개별적으로 합의한 것이 있을 때 당해 합의사항은 약관에 우선한다. 축소해석의 원책은 면책약관, 책임제한, 조항 등의 문언이 불명확해 어떠한 책임을 면책하는지 문언상 확실치 않은 경우에 사업자가 그중 최소한의 책임만 면하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이는 제한적 해석의 원칙 또는 축소해석의 원칙이라고 한다.

 

6 약관상의 불공정 조항의 무효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조항은 무효이며 고객에게 불리한 조항, 의외 조항,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은 불공정 조항으로 추정된다. 불공정 조항은 특별한 절차 없이 당연 무효로 되며 이러한 무효 조항으로 고객이 손해를 입은 경우에 사업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약관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조항이 명시, 설명의무 위반으로 계약의 내용이 되지 못하는 경우나 불공정약관조항에 해당하여 무효인 경우 계약은 나머지 부분만으로 유효하게 존속한다. 이 조항은 민법상 일부 무효 법리의 예외이다. 그 이유는 약관 전체를 무효로 하면 사업자만을 보호하고 고객에게 일반적으로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다만, 유효한 부분만으로는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거나 일방 당사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때에는 당해 계약을 무효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