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의 성취와 불성취에 대해 알아보아요

조건성위의 의제 요건은 조건의 성취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였어야 한다. 예컨대 이혼녀가 재혼하면 부양료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한 후 타인과 동거생활을 하는 경우 중개수수료를 주지 않으려고 중개인이 소개한 자와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이다. 여기서의 당사자는 조건의 성취로 직접 불이익을 받게 되는 자를 의미한다. 또 과실로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경우에도 그것이 신의칙에 반하면 여기에 해당한다.

 

상대방은 그 조건의 성취를 주장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해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경우 조건의 성취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며 상대방이 주장하는 때에 조건 성취의 효과가 발생한다.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의제되는 시기는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가 없었더라면 조건이 성취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때이다. 조건 성취의 방해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조건부 권리의 침해행위도 되므로 상대방은 조건의 성취를 주장하거나 제148조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적으로 행사하여야 한다.

 

조건의 성취로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해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조건의 불성취를 주장할 수 있다. 요건과 효과는 조건 성취의 경우에 준한다.

 

의무자가 조건부로 취득하게 될 권리를 처분한 경우 조건 성취 전의 의무자의 처분행위는 무효이며 권리자는 그 조건의 성취를 전제로 의무자에 대해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예로 갑이 을에게 네가 시험에 합격하면 이 부동산을 너에게 주겠다는 정지조건부 부동산 증여계약을 한 경우에 증여자 갑이 조건 성취 전에 제3자에게 매각을 한 경우 권리자 을이 시험에 합격한 때, 즉 조건을 성취한 때 부동산의 취득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조건부관리를 가등기한 경우 조건 성취를 전제로 제3자에게도 대항할 수 있다.

 

제3자가 조건부 권리를 침해한 경우 장래의 조건의 성취를 전제로 불법행위가 성립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제3자가 과실 없이 조건부 권리의 존재를 알지 못한 경우에 그 성립이 부정된다. 조건의 성취가 미정인 동안 조건부 법률행위에서 발생하는 권리, 의무도 일반규정에 따라 이를 처분, 상속, 보존, 담보로 할 수 있다.

 

정지조건부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되면 법률행위는 그 효력을 발생하고 불성취로 확정되면 무효로 된다. 이에 반해 해제 조건부 법률행위는 조건이 성취되면 법률행위의 효력은 소멸하고 불성취로 확정되면 그 효력은 소멸하지 않고 본래의 효력이 유지된다. 예로 약혼예물의 수수는 혼인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성질의 것이므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교부한 약혼예물은 그 혼인이 성립되어 상당 기간 지속된 이상 며느리의 소유가 된다. 

 

조건 성취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소급효가 없다. 다시 말해 정지조건이 성취되면 법률 효과는 그 성취한 때로부터 장래에 향하여 발생하고 해제조건인 경우는 조건이 성취한 때로부터 법률 효과는 장래에 향하여 소멸한다. 다만 당사자의 의사표시로써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소급효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기한이란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그 효력의 발생, 소멸 또는 채무의 이행을 장래에 발생할 것이 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을 의미한다. 장래의 사실이라는 점에서 조건과 같으나 장래에 발생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불확실한 조건과 다르다. 

 

시기란 법률행위의 효력의 발생 또는 채무이행의 시기를 정래에 발생할 것이 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기한이고 종기란 법률행위의 효력의 소멸을 장래 발생이 확실한 사실에 의존케 하는 기한이다.

 

확정 기한이란 기한의 내용이 되는 사실의 발생 시기가 확정되어 있는 기한이다. 예컨대 임대차 계약을 하면서 그 기한을 오는 6월 30일까지로 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불확정 기한은 발생 시기가 불확정한 기한이다. 예로 내가 죽을 때까지 부양금을 주겠다고 한 경우가 해당된다. 

 

조건을 붙일 수 없는 법률행위는 대체로 기한도 불일 수 없다. 효과가 즉시 발생할 것을 요하는 신분 행위, 즉 혼인, 이혼, 입양, 파양 등에는 시기를 붙일 수 없다. 또 상계와 같이 소급효가 있는 경우에는 시기를 붙이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불확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므로 조건과 친하지 아니한 어음 행위나 수표 행위에도 시기를 붙이는 것은 허용된다.

 

민법은 조건부 권리의 침해금지에 관한 제148조와 조건부 권리의 처분 등에 관한 제149조를 기한부 권리에 준용함으로써 그 권리의 침해를 금지하고 처분, 상속, 보존, 담보로 할 수 있다.

 

시기부 법률행위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종기부 법률행위는 기한 도래 시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기한의 효력은 소급효과 없으며 당사자의 특약에 의해서도 소급효를 인정할 수 없다.

 

기한의 이익이라 함은 기한이 도래하지 않음으로 해서 당사자가 받는 이익을 말한다. 기한의 이익은 원칙적으로 채무자에게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기한의 이익이 채권에게 있다는 것은 채권자가 입증하여야 한다. 기한의 이익이 채무자에게 있다는 것은 언제나 채무자에게 있는 것은 아니고 경우에 따라 채권자에게 있는 경우도 있고 양자 모두에 기한의 이익이 있는 경우도 있다.

 

기한의 이익이 채무자에게 있는 경우는 무이자부 소비대차의 경우이다. 예로 갑이 친구 을에게 무이자로 금전을 차용하여 주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한의 이익이 양자 모두에게 있는 경우도 있다. 이자부 소비대차에서는 채권자와 채무자 쌍방이 기한의 이익을 갖는 것이다. 이자부 소비대차에서는 채권자도 변제기까지 이자수입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기한의 이익을 갖는 것이다. 기한의 이익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채무자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한의 이익은 원칙적으로 이를 포기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이익을 침해하지 못한다. 기한의 이익이 당사자 일방에게만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임의로 이를 포기할 수 있다. 그러나 기한의 이익이 당사자 쌍방을 위해 붙여진 경우에는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하고 포기할 수 있다.

 

포기의 방식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다. 포기에 의해 기한의 이익은 해소되고, 기한이 도래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기한의 이익의 포기는 소급효가 없으므로 장래를 향하여만 효력이 있다.

 

일정한 경우에는 채무자는 그가 가지는 기한의 이익을 잃게 되고 채권자의 기한 전의 이행청구를 거절하지 못하게 된다. 상실 사유로는 채무자가 담보를 손상하거나 감소 또는 멸시케 한 때, 채무자가 담보제공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 채무자가 파산한 때, 당사자가 약정한 상실 사유가 발생할 때이다. 

 

기한의 이익의 상실 사유가 있으면 채무자는 기한의 이익을 주장하지 못한다. 하지만 기한의 이익 상실이 바로 기한이 도래된 것으로 의지하는 것은 아니다. 기한의 이익의 상실로 곧 이행지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채권자의 청구가 있는 때로부터 이행지체의 책임을 지게 된다.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진 경우 채권자는 이행을 최고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채권자는 그의 선택에 따라 곧 이행을 청구할 수도 있고 채무자의 이행을 거절하여 기한까지의 이자를 청구할 수도 있다.